보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보고 싶지 않았다. 형용모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진심이다. 19년 만에 실사화돼 돌아온 《초속 5센티미터》를 보고 싶은데 보고 싶지 않았다. 그건 첫사랑과 재회했다가 달라진 모습에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심경과 비슷했다. 신카이 마코토가 2007년 선보인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는 서사보다 정서가 극 전반을 압도하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정서를 무슨 수로 실사화한단 말인가!
그렇게 복잡한 심경으로 마주한 실사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슬픈 예감이 틀릴 수도 있구나’였다. 오쿠야마 요시유키 감독이 실사화한 영화를 본 후 “중간부터 영상에 압도되기 시작했고, 마지막에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울면서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