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폭풍의 언덕’(감독 에머럴드 피넬)은 에밀리 브론테(1818∼1848)의 동명 소설(1847년)을 원작으로 한 여덟 번째 영화다. 원작은 한국에서도 2020년대 들어서만 새로운 번역본이 9종 이상 출간된 고전. 쓰인 지 180년 가까이 되는 소설이 여전히 재해석되고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 소설은 영국 벽촌에서 나고 자라 짧은 생을 살다 간 작가가 발표한 유일한 작품이다. 폭풍이 휘몰아치는 요크셔 황야의 저택을 배경으로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격정적이고도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주인공 히스클리프는 떠돌이 고아 출신으로 ‘피부색이 어두운 집시’ 등으로 묘사되는데, 이런 설정이 오늘날엔 인종 차별 문제와 계급성을 바탕으로 작품을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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